No.254. 2014. 6.7. (토)

“완고함 & 자유함”

(고후3:15) 오늘까지 모세의 글을 읽을 때에 수건이 오히려 그 마음을 덮었도다

논현동으로 교회가 이전하면서부터 교회일 보다는 다른 일들에 매달려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히라노 코이치 목사님의 방한과 중국일정.. 홀리라이프 사역과 관련된 동성애 관련 외부사역들.. 또 마중물과의 일,,그리고 재능기부자선카페 for People 오픈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일들,,

이런 일들을 소화하면서 과연 이러한 일들이 오직 주님의 영광을 위한 것인가? 과연 이 일들이 주께서 내게 맡기신 일들인가 하는 생각들로 마음이 혼란스러워 졌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와 연관된 일에 매여 내가 원하는 일이든 하기 싫은 일이든 다람쥐 채바퀴를 돌고 있다.

예수께서는 사역을 베드로에게 맡기시면서 “젊어서는 네가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치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요 21:18) 말씀하셨다. 오늘 이 말씀은 내게 경고의 메시지처럼 느껴 온다.

어제는 동성애자 축제인 퀴어페스티발로 발이 묶여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동성애자들의 행렬로 대학가 신촌거리는 발 딛을 틈조차 없었다. 축제의 기쁨으로 들뜬 그들은 자유함이 넘치는 얼굴로 수천명이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었다.

이에 비하여 일천만을 자랑하는 한국교회는 약속이나 한 듯이 두 손을 내려 놓은채 불난집 구경하듯이 바라보고 있다. 마치 그들은 동성애 축제가 우리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듯하다. 나는 그들의 얼굴에서 모세의 수건을 보고 있다.

다행이 이 일에 분노를 느낀 NGO단체가 작심을 하고 일어나 세월호애도 콘서트를 내세워 퀴어축제의 백미인 거리행진을 차단하려 일어섰다. 결국 신촌은 퍼레이드를 진행하려는 측과 저지하려는 측이 결사항쟁으로 맞붙었다.

이미 그들은 15회라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또한 그들은 신촌에서는 다시 그들의 축제를 하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다. 신촌 주민들이 들고 일어날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금부터 서울광장의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수장은 동성애인권연대의 한채윤이다. 호적은 남성으로 바뀌었을지 모르나 그는 아주 익숙한 입놀림으로 거대한 레인보우 조직을 통솔하고 있었고 수천의 동성애자들의 개미군단이 일사불란하게 자기 일을 소화하고 있었다.

이들 속에 만군의 하나님의 백성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행사대열 사이를 가로질러 고함을 질려대는 노목사의 스피커 항변, 그러나 고막을 찢으며 쏟아낸 예수의 함성은 이내 행렬 속으로 뭍혀 버렸다. 저들은 어느 개가 짓는가 무표정한 얼굴이다. 작년에 김조광수의 결혼식에서 난장을 폈던 사람은 재갈을 문채 상복차림으로 동성애자 행렬 속을 가르고 있었다. 벌금이 무서웠던 모양이다.

그 난장판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들이 세운 거대한 행사 스테이지 뒤에 겨우 얻어낸 작은 공간에서 산발적으로 모여든 예수꾼들 속에서 동성애가 어쩌고.. 예수가 어쩌고.. 순서를 맡은 목사들이 각자 자기 소리를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광경을 보며 예수는 웃으셨을까 우셨을까 그리고 주일 아침 한국교회 강단에서는 일제히 동성애를 지탄하는 메시지를 쏟아낼 것이 아닌가? 어쩌면 공자가 지나가며 개뿔도 모르는 것이 탱자탱자한다고 노여워하지 않을까 싶다. (이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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