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255. 2014. 6.14. (토)

“누구를 위한 은혜인가?”

(고후 4:15) 모든 것을 너희를 위하여 하는 것은 은혜가 많은 사람의 감사함으로 말미암아 더하여 넘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이라

부모는 평생 자식을 위해서 일을 한다. 자기는 헐벗고 굶주려도 자식의 입으로 들어가는 따뜻한 밥한 술에 기쁨과 소망이 넘친다. 육신은 고되고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힘든 고달픈 인생살이에도 아비는 평안이 잠든 아들의 숨소리 속에서 위안을 찾는다.

자식을 낳아보지도 키워보지도 못한 나에게도 이런 위로가 가슴에 살아 있을진데 애틋한 사랑의 열매로 얻은 낳은 아들의 숨소리는 얼마나 귀할 것인가? 그러니 부모의 생명줄이 자식의 명운에 있는 것이다.

최근 여러 가지 일들이 몰려오면서 과연 이 일들이 내가 해야할 일인지, 아닌지 혼란스럽다. 내가 원치 않는 일임에도 그 일들은 이미 내 발 앞에 와 있어 내 손이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는 과연 왜 이 일들을 해야만 하는가 스스로 반문을 하면서도 일이 손에 잡히면 말처럼 뛰어 나간다. 내게는 소득도 없고 영광도 없고 문을 열 때마다 첩첩이 얽힘과 막힘의 철옹성벽임에도 굳이 달려 나가는 것은 이 길이 아니면 내가 갈 길이 없기 때문이다.

20여년 갈보리채플 사역을 하면서 철저하게 터득한 것은 완고한 유대의 땅에서 살아남는 목회철학이다. 솔로몬의 부귀로 내 몸을 처 복종시키고 여러보암의 우상의 역사 속에서 진리를 터득해 왔다.

주어진 일을 할 때마다 다가오는 영적 고통은 그 색깔이 다르다, 재물의 유혹과 교리적 타협은 시시각각으로 내 욕망을 불러내고 사무친 외로움 속으로 스며드는 적당한 거래는 영혼의 침실을 물들이려 한다.

육신의 고통을 이겨내는 것이야 이미 바울이 나를 대신하였으니 그것은 내게 산이 되지는 못한다. 어미의 죽음을 밟고 예수의 사망을 받은 내게 무슨 생명의 욕심이 있으랴마는 한시도 멈출 수 없는 교회를 향한 염려는 풍전등화와 같다. (나는 원수와도 아군과도 싸워야한다.)

이 유혹의 날에 진리 앞에 죽음을 초월한 열정을 가진들 누가 이 소망을 이어가랴. 농부에게 자식이 없으면 거두는 추수가 무슨 소망이며 어부의 그물망의 고기가 무슨 기쁨이겠는가?

어미는 내게 “아들아 내겐 더 이상 소망이 없다”라는 말을 남기시고 떠나셨다. 소망 없는 아들을 보는 노모의 가슴을 털어 놓으셨던 것이다. 이 굴욕의 날에 내 인생의 숨은 부끄러움을 벗어버리고 성취한 열정! 비록 눈에 보이는 것이 없을지라도 나의 소망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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