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6:13)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취하라 이는 악한날에 너희가 능히 대적하고 모든 일을 행한 후에 서기 위함이라"

어린시절에는 설이 되면 설레어 잠을 설쳤다. 우선 새로 장만해 주신 설빔을 걸치고 거울 앞에 서서 한 살 더 먹은 나를 바라보는 재미가 흥겹고, 새해 아침 상 앞에 둘러 앉아 온 가족이 왁자지껄하며 맛있는 설음식을 먹는 기쁨 또한 일품이었다. 어디 그뿐이랴 보모님과 친척 어른들에게 덕담과 함께 세뱃돈은 설날의 백미이다. (이런 설날 풍경은 이미 동화책의 이야기가 되었다)

그래도 청년에게는 내일이라는 날을 기약할 수 있으니 좋다. 어떤 세상 속에서라도 청년은 돌아갈 시간과 길이 남이 있으니 말이다. 청년은 비록 살아 온 날들이 진구렁창이라 해도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아 있으니 다시 시작할 마음을 먹는 날이 그들에게 복이 될 것이다.

그런데 요즘 청년들의 얼굴을 보며 사는 날들의 기쁨보다는 살아갈 날에 대한 걱정으로 수심이 가득하다. 갈 날을 재촉하는 노인보다도 시름이 더 깊다. 아직 결혼도 못한 나이에 궤도를 상실한 가상공간에서 인생을 달음질치고 있다. 그 속에서 세상을 원망하고 부모를 원망하고 대통령을 욕하고 잘 사는 이웃을 욕한다. 실체도 없는 비방과 꼼수가 난무하는 세상이 되고만 것이다.

이들에게는 내일을 향한 선한 삶의 이상적 사고나 평가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 말로든 떼를 쓰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는 놈이 장땡인 것이다. 중고생이건 청년이건 장년이건 모두 제 좋은대로 살려는 세상이 된 것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런 막무가내가 통하는 세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바울은 이런 날들을 살아갈 우리에게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 명하였다. 이 세상 통치 권세와 어둠의 주관자들과 악한 영들이 판치는 세상이 이를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전신갑주란 전장에 나가는 군인의 완전군장을 뜻한다.

바울은 먼저 우리에게 서서 진리로 허리띠를 띠고 의의 흉배를 붙이라 하였다. 이는 악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신적 지주와 도덕적 이념 체계를 이루라 한 것이다.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은 차려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해야 할 일은 평안의 복음의 예비한 것으로 신을 신는 것이다. 이는 오직 믿음 안에서 장래에 대한 소망을 미리 아는 것이다. 당장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내 영혼이 살아 있을 것을 안다면 평안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바울은 믿음의 방패를 갖고 능히 악한 자의 화전을 소멸하라 하였다. 이는 수호자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한다면 사단이 날린 불화살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것인가를 깨닫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믿음의 실체를 말한 것이다.

바울은 우리에게 그 방법을 말하여 먼저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 하였다. 말씀만이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령중심 기도만을 외치는 한국교회는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성령 안에서의 기도생활이다. 모든 기도와 간구로 하되 무시로 성령 안에서 기도하고, 깨어 구하기를 항상 힘쓰고 성도를 위하여 구하라 하였다. 이와 함께 할 것은 복음의 비밀을 전하는 일이다. 이 복음의 비밀이 교회 안에 역사하여 성도로 능히 악한 세상을 이기고 곧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나라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멘! (이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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